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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이슬 초대개인전 : 별천지 / 08.17 ~ 08.30
작성자 갤러리엘르 (ip:)
작성일 2013-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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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명 : 김이슬 초대개인전 - 별천지

◆ 기간 : 2013. 08. 17 ~ 2013. 08. 30, OPENING 2013. 08. 17 SAT 14:00~
◆ 장소 :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652-3 혜전빌딩 갤러리엘르
◆ 전시작가 : 김이슬

◆ 전시작품 : 동양회화 30여 점

 

김이슬의 작업은 한국화의 대표적 영역이라 할 수 있는 산수(山水)에 기초해 있다. 김이슬은 자신이 접하는 외부세계에 관한 시각적 경험을 생략과 강조의 방식으로 혹은 펼친 전개도와 같이 세밀한 묘사로 화폭 안을 촘촘히 메운다. 유추해 보면 김이슬의 화풍과 화법이 풍성해 지기 시작한 것은 그리스 산토리니 국제 레지던시에 선정되어 산토리니를 직접 다녀왔던 후로 기억된다. 레지던시의 결과 보고 형식으로 진행 된 전시 내용을 보더라도 산토리니의 여정은 작가 자신에게 풍경을 그리는 작업의 당위성과 유의미함을 일깨운 계기가 되어 주었을 것이다. 즉, 자연과의 풍부한 정서적 교감으로부터 도래 한 심리적인 상황이 시각적으로 노정된 객체로서의 공간과 오브제를 강렬한 색(色 )으로 구축해 나가는 과정을 차분히 내재화할 수 있었던 시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대작(大作)인「석양물든 이아마을」(2011)을 보면 작가의 주관적 심상이 실경에 기반을 두고 있는 풍경들을 색채를 통한 관념화로 어떻게 이행 시키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화려한 주황색이 지배적인 색으로 등장하고 있는 상기의 작품은 서양미술사에 있어서도 혁신적이라 할 수 있었던 인상주의의 빛에 관한 주관적 해석이 작가가 터득하고 있는 한국화의 가볍고 경쾌한 필법과 만나 어떻게 천착되어 가고 있는지 발견하게 한다. 일반적으로 전통적인 실경산수는 세밀한 먹의 농담과 선 그리고 절제 된 여백으로 수려한 공간과 경외감마저 느끼게 하는 신성함을 표현 된 정경의 본령으로 품곤 한다. 반면, 김이슬의 작업에서는 경건함과 같은 실경산수의 무거움이 숨어들고 대신 자연과 그 곳에 깃들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투명하게 응시하려는 작가의 순전한 기대가 감돈다. 눈의 망막에 맺힌 빛의 왜곡을 주관적 심상과 결합시켜 가공된 인상으로 치환해 그려가는 작가의 방식은 흡사 앙리 마티스로 대표되는 야수파의 표현기법을 관류(貫流)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마티스의 작품「붉은 색 실내」(1948)와 「목련이 있는 정물」(1941)을 보면 평면적으로 강조된 대상들의 윤곽선과 윤곽선을 경계로 구분 된 극단적인 색채의 대비를 볼 수 있는데, 김이슬의 작업에서 이러한 요소들을 만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산토리니와 관련된 작품「미니항구」(2012)와 「Swimming pool」(2012)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빈번히 마주할 수 있다. 20세기 인상파와 야수파 작가들이 중국의 산수와 일본의 목판화인 우키요에의 화풍에 영향 받아 ‘비움’과 ‘단순함’의 미감을 얻은 것처럼 김이슬은 이들에게서 빛을 받아들이는 방법과 그로인해 생성된 주관적 관념을 색채로 드러내는 방식까지 자신만의 기법으로 체화하는데 성공을 거둔 것 같다.

 

여기서 한발자국 나아가 김이슬은 근작인「정림사지 5층 석탑」(2013)과「여수 오동도」(2013) 그리고「부여 유현당」(2013)에서 보듯 색의 채움을 절제한 여백의 공간에 물리적 시간성을 유추할 수 있는 작은 균열들을 흩뿌리듯 배치해 익숙한 풍경을 초현실적으로 보이게 함으로써 작품을 바라보는 관람객들의 감관을 몽환적이고 낯선 공간으로 진입시킨다. 서양화의 익숙한 화풍을 장지와 분채 그리고 석채라는 전통적인 한국화의 재료로 거침없이 그려나가고 있는 김이슬의 작업 방식을 보면, 최근 들어 서양화와 동양화가 서로 경계와 구별을 두지 않고 상호 수렴해 가고 있는 혼종의 상황과 그 전개과정을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는 필자에게 있어 묵과할 수 없는 모색으로 인식되며 세계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어디로 흘러갈지 궁금해지는 대상이 되었다.

 

김이슬에게 풍경을 찾는 ‘여행’이라는 행위는 단순히 자신의 화폭을 채울 어떤 소재를 찾는 의무적이고 얽매인 ‘업’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반성하는 ‘성찰’의 기회인 것 같다. 많은 작가들이 풍경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그것을 충실히 ‘재현’하는데 몰두 했었다면 김이슬은 풍경을 그리는 ‘행위’를 구도의 길로 받아들이고 있는 느낌이다. 산토리니에서 국내의 산사로 그리고 시골마을로 다시 홍콩과 그 밖의 풍경으로 쉼 없이 걸어 나가고 걸어가다 멈춰 서서 끊임없이 손을 놀려 드로잉과 스케치를 반복하는 작가의 모습은 흡사 순례자의 길로 널리 알려진 스페인의 산티아고를 걷는 순례자의 고행처럼 느껴진다. 김이슬은 천진한 아이와 같은 색과 표현으로 가벼워진 자신의 풍경에 전통적 산수가 품었던 구도의 정신적 여백마저 품으려 하는 비범한 작가가 되어 가고 있다.

 

김용진(부평아트센터 큐레이터, 미술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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